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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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달빛사랑 2017. 9. 25. 23:09

감기 몸살이 미처 낫기도 전에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서너 시간 동안 공연을 보고, 뒤풀이를 핑계로 많은 술을 마셨더니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축제 내내 스텝으로 활동했던 사무국장 역시 피곤이 누적된 탓에 하루만 쉬겠다며 연락을 해왔다. 그러라고 한 후, 당장 급한 일도 없고 컨디션도 좋지 않아 나 역시 쉬기로 했다.

 

늘 그렇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내가 쉬는 방식은 잠을 자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다. 아마도 10시간 이상은 잠을 잤던 것 같다. 밥 생각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혼곤한 잠이었다. 내가 잠든 사이, 어머니는 세 정거장이 넘는 거리를 걸어서 병원을 찾으셨다. 어머니 역시 감기 때문에 요 며칠 고생하셨는데, 그냥 방치하면 안 될 것 같다며 늘 내원하던 내과를 기어코 찾아가신 것이다. 어머니의 그런 강강한 모습을 볼 때마다 내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다가 일어나서 잠깐 쉬고 다시 자기를 반복하다가 저녁나절에는 영화를 몰아서 봤다. 그러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하나의 패턴이다.

 

이권 선배가 보내 준 사과 두 상자가 택배로 왔고, 누나는 다시 툴툴대며 엄마의 충청도식 대화법을 힐난했으며, 나는 그런 누나가 싫어서 약간 짜증을 냈다. 어머니는 텔레비전을 켜시면 하루 종일 뉴스만 보신다. 나는 뉴스를 보다보면 짜증이 일어 거의 보질 않는다.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를 비롯한 적폐들이 하나둘 터져 나오고 있는 모양이다. 악마 같은 무리들. 진실은 결코 가라앉지 않는 법이니 그들이 지금에라도 자신들의 범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렀으면 좋겠다. 내가 자는 사이에도 세상은 무척이나 버라이어티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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