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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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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통증

달빛사랑 2017. 6. 20. 20:00

극도의 통증이었다. 오전에 문화예술아카데미 제2강좌를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쉴 수도 없었다. 이른 아침 어머니는 통증완화 크림을 내 허리에 바르고 마사지를 해주셨다. 아흔 다 된 노모에게 젊은 아들이 허리를 맡기고 엎드려 있자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자식은 제 몸을 잘 건사하는 것도 양지(養志)의 한 방법임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었다. 가방을 들 형편이 못 되어 맨몸에 등산 스틱을 지팡이 삼아 짚고 나갔다. 발목을 접질린 것과 허리를 삐끗한 것조차도 이렇듯 일상의 리듬을 깨고 타인을 수고롭게 하는 것인데 림프관과 자궁을 들어내고 최근에는 머리로 전이된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종양수술을 진행한 후배의 고통은 오죽했을까. 후배는 수술의 후유증으로 시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통증이야 시간이 지나면 완화될 수 있는 것이겠지만 평생을 회복할 수 없는 장애와 통증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삶이란 얼마나 곤고(困苦)할 것인가. 우연찮게 찾아온 고통을 통해 타인의 고통을 새삼 헤아려 본다.

 

앉아있기조차 불편해서 오늘은 일찍 퇴근을 했다. 다행히 집에 와서 쉬는 동안 통증은 현저하게 완화되었다. 멍들고 부어올랐던 발목의 붓기도 가라앉았다. 허리의 통증도 구부릴 때를 제외하고는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일은 오늘보다 훨씬 나아질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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