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두 번째 이슈포럼을 진행하다 본문
이번 달 이슈포럼은 '인천가치재창조 사업에 대한 비판적 제언-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최근 인천시는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하겠다며 섬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에 필요한 재원만도 2조가 넘은 엄청난 금액이다. 오늘 포럼에서는 그러한 섬 프로젝트들이 합당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이 과연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도 문화적, 경제적 시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꼼꼼하게 되짚어 본 자리였다. 섬을 생태적으로 보존하면서도 관광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인 요소들을 만들어 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 개발주의적 관점이 앞서게 될 경우, 경관 훼손은 물론 생태계 파괴 그리고 섬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을 말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내용들을 검토해 본 결과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사업도 그렇고 앞으로 진행될 사업들 역시 우리의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니었음이 확인되었다. 사업성 평가나 환경영향 평가는 성급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고 사업에 앞서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인천의 섬들에 대한 전수 조사도 온전하게 이루어진 게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밀어붙이기 식으로 엄청난 사업을 진행하는 이면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단체장의 전략적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인간과 환경을 우선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단체장의 정치적 목적 때문에 이루어지는 사업이라면 그것은 정말 위험천만한 사업이 아닐 수 없다. 환경은 파괴되고 주민들은 각종 이해관계로 인해 반목하게 되는 최악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원점으로 회귀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이제라도 민관거버넌스 차원에서 민간의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간섭하고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들은 일단 가시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그들은 ㅋ환경적, 생태적, 철학적 접근보다는 관광사업이나 경제적 측면에서만 각종 사업을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한 빈 지점과 한계를 지적하고 올바른 대안을 모색할 수 있으려면 민간의 전문가들이 사업의 초기에서부터 공무원들과 함께 논의하고 공론화를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170여 개의 섬들은 인천의 소중한 자산이자 인천시민들의 삶의 근거지다. 아울러 앞으로도 영원히 우리의 후손들이 대대손손 살아갈 터전이기도 한다. 눈 앞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을 잃어버리는 동시에 후손들에게도 씻지 못할 죄를 짓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인천 토박이인 나조차도 인천의 섬에 대해 너무 아는 것이 없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섬 관련 논의들은 더욱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 인천민예총에서도 이 문제를 보다 깊이 있게 천착해 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