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대통령 파면, 박근혜의 시대는 끝났다 본문
오늘 다시 목 놓아 외쳐 부른다 아, 민주주의여!
-박근혜 탄핵인용에 즈음한 한국민예총 성명서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겨울은 봄을 이길 수 없으며 불의는 결코 정의를 이길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겨우내 움츠렸던 나무들이 파랗게 새순을 내미는 청청한 봄날 우리는 다시금 벅찬 감격과 눈물 속에서 확인하게 되었다. 박근혜 탄핵 인용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숨죽이며 결과를 기다려야만 했다. 그만큼 한국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고 가야할 방향으로 가지 못하는, 일탈과 퇴행, 반동과 수구의 상황이 일상화되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한 명의 영웅이 아닌, 소수의 지도 단위가 아닌, 수천만 민중 스스로 일궈낸 장엄한 승리의 순간을 목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 오늘 만큼은 모두가 이 승리를 만끽해도 좋으리라. 역사가 기억할 오늘의 벅찬 기쁨만큼은 모두가 맘껏 향유해도 좋으리라.
그 동안 살을 에는 혹한과 거센 바람 속에서 온갖 신산함을 온몸으로 견뎌내며 민중 속에서, 민중과 하나 되어 글로, 그림으로, 노래로 끝내는 온몸으로 어둠의 저 견고한 장벽을 걷어내기 위해 투쟁해 온 광장의 예술가와 처처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작가적 양심을 벼리며 실천해왔던 모든 예술가들 또한 치하 받아 마땅하다. 이름도 명예도 없이 자신에게 가혹했던 모든 예술가들, 그 이름을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이제 박근혜와 그 부역자, 그리고 그 정치적 근거가 되었던 한 줌 밖에 안 되는 정치가들의 시대를 완전히 끝장내고 새로운 민중 주체 민주주의 시대를 활짝 열어야 할 귀로에 우리는 서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오늘의 승리에 안주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들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삶터에서 저 사갈의 무리 같은 불의의 세력들을 완전히 구축(驅逐)할 때까지 더욱 긴장하고 다시 연대하고 끝까지 물러서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범죄자 박근혜의 탄핵과는 별개로 그의 부역자들에 대한 미진한 수사는 앞으로도 한 점의 의혹과 한 치의 오차 없이 엄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은 진정한 표심은 어디에 있고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국정농단의 밝혀지지 않는 진상을 규명하는 것과 그와 관련된 모든 범죄자들을 끝까지 추적하여 일벌백계할 것을 공약해야 한다.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첫 단추를 꿰었을 뿐이다. 우리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아도, 그 어떤 영광과 헌사가 없다 해도 새로운 민중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 사회 건설을 위해 스스로의 예술적 무기를 다시금 추스르며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다. 역사는 언제는 민중의 편이다. 그리고 그 다양하고 생생한 민중의 삶이 바로 우리 예술가들의 근거인 것이다. 다시 한 번 벅찬 가슴으로 불러본다. 아, 민주주의여! 결코, 결단코 꺼질 수 없는 불길이여.
2017년 3월 10일
한국민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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