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봄다운 봄이다 본문
하루 종일 봄볕이 따스한 전형적인 봄날이었다. 며칠 누적된 피로 때문에 많은 잠을 잤다. 자다가 일어나 텔레비전을 켜니 파면 당한 박근혜 씨가 청와대를 나와 삼성동 사저로 돌아간다는 속보가 나왔다. 많은 국민들은 그녀가 청와대를 나서며 혹은 삼성동 자책에 도착해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국민통합을 부탁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한 번 국민의 뜻을 배반했다. 그녀가 자신의 대변인이었던 민경욱 의원을 통해 전한 내용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라고 한다. 박근혜 씨에게 '진실'이란 단어가 가당키나 한 것인지는 차치하고라도, 그 전언을 마치 대단한 내용이라도 되는 양 흥분한 얼굴로 전하던 민경욱 의원의 우수꽝스러운 표정 또한 가관이었다. 진실이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자신의 과오가 더욱 명백하게 드러날 것은 뻔한 일일 텐데, 그녀는 여전히 억울한 정치적 희생양 코스플레를 하고 있으니, 왜곡된 확신범이거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보일 수 없는 행동이다. 그 순간 그녀는 한 사람의 함량미달 정치인 차원을 넘어 국민을 이간시켜 국론을 분열함으로써 반사적 이익을 도모하는 악마처럼 보였다. 그녀는 스스로 공해(공공의 적)가 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의 후안무치하고 엽기적인 행태와는 무관하게 대지에는 이제 봄기운이 완연하다. 공해는 국민들이 힘을 합쳐 구축(驅逐)하면 그만이다. 이제 우리는 비유적 의미에서의 '봄'만이 아니라 자연의 봄까지도 온전히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6월 항쟁 30주년을 맞는 2017년, 드디어 봄은 본래의 순정하고 따스한 얼굴을 하고 오랜만에 우리 곁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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