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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후배들과 저녁 먹다 (5-21-수, 맑음) 본문

일상

후배들과 저녁 먹다 (5-21-수, 맑음)

달빛사랑 2025. 5. 21. 23:36

 

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씨가 구월동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다들 구경하러 갔나, 점심시간 청사 근처 식당들은 다른 때보다 무척 한산했다. 유튜브 여러 채널에서 그의 유세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었는데, 화면상으로는 제법 많은 시민이 운집한 것으로 보였다. 아직 이재명 씨는 유세 현장인 구월동 로데오거리에 나타나기 전이었다.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 현장의 한 시민은 ‘이재명 씨가 인천 계양구 국회의원이므로 그의 원적지(원래 고향)와 상관없이 인천의 인물이 대선후보가 된 것이니,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결국 그것은 인천의 자랑이 될 것’이라며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글쎄…… 그가 대통령이 되는 게 어찌하여 내가 사랑하는 인천의 자랑인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선거판에서는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무슨 말인들 못 할까? 지지자의 절실함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했다.

 

정말 그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는다면, 인천의 자랑까지는 아니라도 좋은 정치인으로 인정할 용의는 있다. 만약 그가 선거판에서 던진 많은 공약이 그야말로 헛된 약속인 공약(空約)이 된다면, 윤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민주시민들은 그에게도 똑같이 등을 돌릴 것이다.

 

자본의 힘, 자본의 논리가 그렇듯 권력 또한 개인의 인격과는 무관하게 사람을 욕망의 화신이 되라고 유혹하고 충동질하고 끝내는 망가뜨리기 일쑤다. 그 모든 유혹과 충동, 권력욕에서 벗어나 양심과 민주주의 정신을 수호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때 필요한 게 바로 권력자가 잘못된 판단을 하지 못하게 집요하게 감시하고 비판하는 깨어있는 국민의 적극적 참여다. 그 어느 때보다 이번 대선이 기대되는 이유다.


퇴근 후, 시청 앞에 있는 고깃집 ‘젊은 농부’에서 후배 부부를 만났다. 둘 다 내가 잘 아는 후배들이라서 분위기는 시종일관 편했다. 물론 퇴직을 몇 년 앞둔 후배들과 (남편 HS는 문화재단에서, 아내인 JG는 서구도서관에 근무하고 있다) 향후 계획과 진로에 관해 대화할 때는 (물론 후배인 그들이 선배인 나에게 조언을 구하는 형식이었지만) 나 역시 뚜렷하게 잡히는 게 없어 잠깐 마음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야말로 (복음성가 가사처럼)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라며 지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불안하긴 하지만 미리 당겨 기죽지 말고, 당면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할밖에’라는 다소 진부한 결론을 내린 후, 분위기를 바꿨다. 그나저나 오늘 후배들과 찾은 ‘젊은 농부’는 교육청 회식할 때도 자주 가는 곳인데, 고기가 참 맛있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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