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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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4월을 보내며 (4-30-수, 맑음)

달빛사랑 2025. 4. 30. 23:22

 

일찍 일어났으나 말썽 부리는 세탁기 점검하느라 오전을 다 날리고, 점심시간쯤에 느지막이 출근하다가 단골 미용실 앞에서 계획을 바꿨다. 전형적인 MBTI-P형 속성이다. 손님이 한 명도 없으니 기다릴 것도 없다고 생각해 무작정 미용실에 들어가 파마(펌)를 새로 했다. 머리를 말고 파마약을 바른 후, 파마가 굳기를 기다리는 동안, 남성 손님 두 명과 여성 손님 한 명이 다녀갔다. 한 시간 후 머리를 감고 보니 지난번 보다 웨이브가 심했지만, 보기 나쁘지는 않았다. 파마하는 데 한 시간 넘게 걸렸으므로 출근을 포기하고 다시 돌아와 청소하고 빨래했다. 세탁기는 여전히 툴툴거렸다. 

 

저녁에는 누나가 생닭을 사 와 닭백숙을 끓여주었다. 닭백숙은 다른 양념 필요 없고 오로지 마늘만 넣고 끓여도 맛이 있다. 몸에도 좋고 맛도 있으니 닭백숙은 가성비가 매우 높은 음식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끊겠다고 다짐한 지 일주일 만에 또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담배보다 끊기 어려운 게 아이스크림 같다. 날이 더워지면서 입을 옷이 별로 없다. 여름옷을 맘먹고 장만해야겠다. 그나저나 4월도 다 갔다. 날은 시나브로 더워지기 시작했다. 더위 많이 타는 나에게는 고통의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그래도 바보 통(統)을 쫓아내고 망가진 민주주의를 복원하기 시작한 4월이라서 여름 앞에 서 있어도 마음은 한결 가볍다. 그런 의미에서 4월은 여러 모로 의미 있는 달이라고 생각한다. 4.3과 4.16 때문에 매년 슬픔 속에서 보낸 4월이었는데, 그래도 올해는 조금 위로받은 4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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