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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동료들과 게장정식을 먹다 (3-25-화, 맑음) 본문

일상

동료들과 게장정식을 먹다 (3-25-화, 맑음)

달빛사랑 2025. 3. 25. 23:44

 

오늘 점심에는 전 비서실장 박(朴)과 함께 보운 형이 소개한 십정동 게장 전문 식당을 찾아가 게장정식을 먹었다. 원래는 나, 박 실장, 보운 형, 유(柳) 정책기획 조정관 등 4명이 먹을 예정이었는데, 시의회에 참석한 유 조정관은 의회 일정이 늦어지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고 처음 방문했던 탓에 잠깐 방향감각을 잃었다. 45층 마천루가 식당 앞쪽으로 즐비했다. 십정동에 방문할 일이 없다 보니 처음 만난 달라진 마을 풍경이 무척 생소했다.

 

오늘 방문한 식당 이름은 ‘돈타래 게장정식’이고, 게장정식 가격은 1인당 15,000원이었다. 가격만 봤을 때는 그리 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지만, 식탁에 깔리는 반찬들을 보고 나니 비싸다는 생각이 싹 사라졌다. 게장정식을 주문했더니 사진에서 보듯 생선과 돼지고기볶음도 딸려 나왔는데, 그 양과 질을 봤을 때, 그저 생색만 내려고 내놓은 반찬이 전혀 아니었다. 인터넷에 ‘돈타래 게장정식’을 검색해 봤더니 오래전부터 꽤 소문난 맛집이었다. 음식기행 TV프로 ‘식객 허영만의 백반 기행’에도 소개된 걸 보면 보기만 번지르르한 식당은 아닌 게 확실했다. 12시가 지나면서 식당은 만원이 되었고, 무엇보다 노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음식들의 간은 전반적으로 세지 않았다. 평소 짜게 먹는 사람들은 약간 싱겁게 느껴질 것이다. 부침개와 묵은 생각보다 맛없었다. 아마도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 놓았다가 내놓기 때문일 것이다. 샐러드는 맛있었고, 미역국과 김치는 앞서 말한 것처럼 (내게는) 약간 싱거웠다. 나머지 반찬들은 양호했고, 무엇보다 주메뉴인 게장은 살이 꽉 차고 큰 게로 담가 육안상으로는 무척 먹음직스러웠는데, 직접 먹어 보니 앞서 말했듯 (내게는) 약간 싱거웠지만, 보운 형에 의하면 오히려 이게 담백하다며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식당을 나와서 세 명이 만나면 늘 하는 루틴대로 커피집에 들러 담소했다. 대화의 내용은 때가 때인 만큼 윤의 탄핵과 점점 심해지는 진영 갈등, 국론 분열, 헌법재판소의 개혁 필요성, 늙은 법조인들의 무지함과 극렬 보수 세력들의 심각한 선동과 뇌동하는 정치인들, 파렴치한 종교인과 우경화된 젊은이들, 과연 국가 기능이 이전처럼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한 불안감 등 시종일관 현 시국과 정치 상황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이전에도 이런 대화를 하긴 했지만, 부수적이었고 오히려 퇴직 후의 일상과 취미생활, 잊고 있던 사람들의 안부 등 주로 우리 신변과 관련한 내용들이 주였다. 그러나 오늘은 내내 시국 얘기만 나누었고, 때때로 특정 정치인이 거론될 때마다 감정이 격해져 욕설하고, 탄식하고, 한숨 쉬다 헤어졌다. 윤과 그의 주구(走狗)들로 인해 정겨운 만남의 시간조차 저주와 한숨의 향연이 되어버렸다. 저 파렴치한 악의 세력들이 국가와 국민, 역사 앞에 저지르는 죄의 무게가 나날이 무거워져 가고 있는데, 하나님은 도대체 왜 이리 침묵만 하시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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