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이 황량한 영혼을 어찌할 것인가? (4-21-일, 맑음) 본문

요즘 도무지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보낸다. 물론 직장에서는 한 명의 직원으로서 맡겨진 일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사실 내 궁극의 전망은 생계형 공무원이 아니잖은가? 나는 좋은 글, 감동적인 시를 쓰는 문사(文士)의 길을 선택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삶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게 아닌가. 현재 나에게는 절대 독서량과 절대 집필량이 대책 없이 부족하고 절대 사색량 또한 말하기 민망할 정도다. 읽고 쓰고 생각하기에 게으른 사람이 어찌 문사의 길을 갈 수 있단 말인가. 판타지 영화와 짧은 틱톡 영상에 중독된 나는 점점 영혼이 황량해지고 있다. 일요일 오후만 되면 쓸쓸한 자괴감이 물밀듯 밀려온다. 휴일을 소일하는 방식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 되면 대책 없는 느긋함과 소시민적 안락함에 빠져 버리곤 한다. 섬뜩한 악순환이다. 문사가 아니라면 이렇게 태평하고 느긋한 삶도 결코 나쁘진 않겠지만, 그러나 나는 늘 깨어있어야 하는 시인 아닌가. 변명의 여지없이 생활의 모든 부면을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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