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새 매트리스가 내게 오긴 했는데.... (4-23-화, 맑음) 본문
누나들이 매트리스를 구매해 주었다. (구매 비용을 반반씩 부담했을 것이다) 나는 사실 매트리스, 그중에서도 특히 푹신한 매트리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내 취향과 반(反)하는 이 매트리스가 내게 온 이유는, 지난번 누나들이 방문했을 때, 내가 깔고 자는 매트리스가 얄팍해진 것을 보고 안쓰러움을 느껴서였을 것이다.
나는 메모리폼이나 화학적인 재료로 만든 매트보다 솜이불이나 솜이 들어간 요를 선호한다. 솜이 들어간 요가 내 몸을 적당한 쿠션감으로 감싸주고 허리를 편안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모리폼이 들어가 있는 매트리스를 버리고, 결혼할 때 장만한 솜 요에 새로운 커버를 씌워 사용해 온 것인데, 누나들이 그 요를 봤을 때는 당연히 쿠션감이 없어 보였을 것이다.
아무튼 생각해서 사준 건데 물릴 수도 없고, 그냥 쓰기로 하긴 했는데, 덩치가 크다 보니 공간도 많이 잡아먹고, 빨래도 수월치 않아 애물단지가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이래서 옷이나 침구류와 같은 선물은 받는 사람의 취향(기호)을 알아보고 해야 실수가 없는 법이다. 고맙기도 하고 귀찮기도 한, 혹은 상대의 호의를 보존해 주기 위해 애써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묘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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