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전시회 순례(민예총→박충의→이진우) ❙ 4-20-토, 비 본문
밀린 숙제 하듯 지인들의 전시회를 다녀왔다. 민예총 해시에서는 미술위원회 작가들의 세월호 참사 관련 전시가 진행되고 있고, 신포동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친구 박충의 작가의 갯벌작품 전시 ‘소금꽃-바람을 만들다’가 진행되고 있다. 민예총을 방문했을 때는 문이 잠겨 있어서 황당했다. 실무자에게 전화해서 비번을 알아낸 후 전시장에 들어가 홀로 감상하려다 그만두었다. 다만 평일 방문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을 텐데, 주말에 전시 공간을 열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미술위원회 대표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후배 정모 대표도 공감한다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연락해 왔다.
박충의 전시를 보러 갈 때는 빗줄기가 제법 굵어져 있었다. 밀리는 버스를 타고 전시장에 도착했을 때, 후배 종찬이 먼저 와 박 작가와 그림을 보고 있었다. 강렬한 파란색, 보라색이 나를 압도했다. 지난 가을, 그의 전시에서 보았던 갯벌 그림의 연속이었지만, 갯벌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층 다양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박 작가의 전시장을 나와서 종찬과 함께 인천역에서 전철을 타고 부평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후배 이진우 작가의 십정동 작품 전시회에 들렀다. 주말, 센터에서는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있어 사람들로 붐볐다. 부평문화재단 대표이사 찬영이가 수척해진 표정으로 나타나서 행사 소식과 지인들의 근황을 알려주었다. 백운역 앞 식당에서 간단한 뒤풀이가 있었다. 너무 피곤해서 잠깐 앉아 있다 돌아왔다. 지인들의 전시나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중노동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예술가들의 품앗이인 것을. 집에 돌아와 짬뽕을 만들어 먹었더니 기분이 좋아졌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다. 내일 친구 조성국의 딸 결혼식에는 가지 않을 생각이다. 친구들 모두 부부동반인데, 나만 뻘쭘하게 혼자 가는 게 마음에 걸렸다. 축의금만 보내야겠다. 많이 소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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