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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3-30-토, 맑음) 본문

일상

우리에 갇힌 짐승처럼 (3-30-토, 맑음)

달빛사랑 2024. 3. 30. 23:17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대기 중에 나쁜 먼지가 너무 많이 섞여 있으니 반드시 외출을 삼가라는 경고 문자가 끊임없이 도착했다. 등산 좋아하는 친구로부터 ‘황사와 미세먼지 최악’이라는 예보 때문에 산에 갈까 말까를 고민하다 그만두었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산에 가는 친구인데도 산행을 포기한 걸 보면, 먼지가 심하긴 심한 모양입니다. 꽃 피는 봄날, 황사와 미세먼지는 상춘객들에게 정말 최악의 불청객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주말이면 집에 콕 틀어박혀 지내는 나로서는 먼지로 인한 스트레스가 활동적인 사람들보다는 덜할 겁니다. 다만 한여름에도 먼지가 많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일은, 땀이 많은 나에게는 고문 같은 일입니다. 정말 언제라야 맘 놓고 호흡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런 날이 오긴 올까요? 사실 나의 생각은 비관적입니다. 인간에 의한 환경파괴가 미세먼지 발생의 한 요인이기도 할 테니까요. 그래서 이 아름다운 봄날, 노인이나 어린이,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은 외출을 제약당하는, 그야말로 감금 생활을 하게 되는 거지요.

이런 날은 자꾸 엄마가 생각납니다. 울 엄마도 말년에 공기가 나쁜 날이 많아 거의 집 안에 칩거하셨거든요. 꽃을 좋아하는데도 공기가 나빠 가까운 대공원 벚꽃도 구경하지 못하시고, 그저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거나 창문을 통해 거리를 멍하니 바라보시곤 했지요. 엄마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더 많이, 자주, 아름다운 날들을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생각하면 아득합니다. 도대체 이 먼지에 장악된 도시는 언제쯤이라야 맑고 투명한 대기와 하늘을 우리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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