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젖은 봄날 (3-28-목, 종일 보슬비) 본문
종일 보슬비 오다 말다 한 오늘 근무자는 나 혼자뿐이었지만, 사무실은 무척이나 부산했다. 4월 1일부터 새로운 직원 한 명이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그래서 총무과 직원들이 책상 놓은 자리를 실측해 갔고, 뒤이어 부서 팀장과 주무관이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그 '새로운 직원'과 함께 들러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나도 '그 직원'을 이전부터 알고 있어서, 그들 일행이 들어왔을 때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인사했다. 그분은 환하게 웃으며 “안녕하세요. 계봉 씨가 이곳에 계신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며 악수를 청해 왔다. 나도 악수하며 “반갑습니다”하고 인사했다.
그는 목사지만, 그동안 마을 사업 전문가로서 활동해 왔다고 한다. 얼마 전 창립한 모 단체의 이사장이란 말은 들었지만, 그가 마을 사업 전문가라는 건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그와는 가볍게 인사하는 사이일 뿐 친하지는 않다. 최근 자꾸 외연을 확장해 가는 감(監)의 행보에 궁금증이 많은 나로서는 박수하며 환영할 만한 기분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어차피 나는 내년쯤에 청을 나와 본격적으로 글 쓰고, 원 없이 놀 계획이어서 가타부타 참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욕망과 욕망의 만남에는 부작용이 따르므로 사명감을 바탕으로 봉사와 헌신하겠다고 공언한 사람들은 부디 정도를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양인심사, 양인지'겠지만, 아무튼!
술 생각이 났지만, 내일 치과 진료가 예약되어 있어 그만두었다. 돌아오는 길, 파마 상태도 확인할 겸 미용실에 들렀다. 아직 웨이브가 남아있어 파마는 다시 할 필요 없다고 해서 지저분한 머리카락만 정리하고 돌아왔다. 간단한 손질이었지만 보기 좋았다. 들어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한 통을 사 왔다. 다른 유혹은 잘도 이겨내면서 왜 아이스크림의 유혹에는 번번이 무릎 꿇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 그리고 JYP 엔터 출신의 아이돌 그룹 ‘NMIXX’를 알게 되었다. 노래와 춤, 랩, 예능감 모든 면에서 실력이 출중한, 오랜만에 만나는 만능 아이돌이다. 노래도 좋고 퍼포먼스도 좋아 팬이 되었다. 요즘 이 친구들 영상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아이스크림만큼 강한 유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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