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나의 자랑스러운 강박적 정리벽 (8-27-일, 맑음) 본문

일상

나의 자랑스러운 강박적 정리벽 (8-27-일, 맑음)

달빛사랑 2023. 8. 27. 18:01

 

평범한 하루였다. 늘 그랬던 것처럼 아침에 일어나 혈당을 재고, 채소와 과일로 아침을 먹은 후 유튜브를 보면서 실내 자전거를 탔고 청소와 빨래를 했다. 점심에는 제법 밥 같은 밥을 먹은 후 헬스클럽에 나가 운동했다. 미장원 들러 이발도 했다. 사장은 오늘도 “아직 깎으실 때 안 된 것 같은데”라며 고개를 갸웃했지만, 나와 눈이 마주치자 “하긴 본인이 자꾸 신경 쓰이면 어쩔 수 없지만” 하며 손끝으로 내 머리카락 끝을 집었다 놓았다 했다.

 

미장원 의자에 앉아서 그녀의 말을 들으며 ‘어쩌면 머리 스타일의 경우는, 다른 사람이 보는 모습과 내가 보는 모습이 다를 수도 있겠군’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나는 마음에 들지 않지만, 보는 사람마다 “괜찮은데 뭐가 문제야?” 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었을 거다. 사회적 존재 인간은 자신에게 보이는 모습보다는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에 (즉 어떻게 보일까에) 더 신경 써야 하는 건지, 아니면 스스로 만족하면 그만인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물론 내가 다른 사람보다 예민한 건 있다. 지저분한 걸 못 견디는 것이다. 편집증적 정리벽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깔끔한 걸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 수준에서는 용인할 수 있는 것도 나에게는 용인이 안 된다. 이러한 강박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풀어지기 시작하면 집안 꼴이 말이 아닐 게 뻔하다. 하지만 그것이 강박이 될 때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질 수도 있다.

 

다행히 나는 나의 깔끔함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내가 보기 좋고, 내가 기분 기분이 좋아서 정리하고 다듬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헝클어진 서랍 안이나 책상 정리, 집 안을 청소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런 심리다. 이발을 자주 하는 것도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다. 남에게는 괜찮아 보이지만 예민한 나에게는 자꾸만 눈에 밟히는 어떤 것 때문에 하게 되는 뭐 그런.


오늘 저녁에는 발아현미 햇반(210g)을 먹어봤는데, 이게 늘 먹던 잡곡밥보다 당수치가 별로 오르지 않았다. 함께 먹은 다른 음식들의 GI 지수나 양을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고무적이다. 잡곡밥을 햇반 양만큼 먹었다면 혈당이 어마어마하게 올랐을 것이다. 일단 발아현미 햇반의 성분을 보니 당류가 제로다. 참고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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