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겨울밤, 문우들과 (02-02-목, 맑음) 본문
▮퇴근 후, 다인아트에서 출간 예정인 자서전 원고 윤문을 하다가 후배인 문동만 시인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서울 사는 후배가 어쩐 일이지' 하며 전화를 받았더니, 후배는 최원식 교수에게 신년 인사를 하러 왔던 것이고, 그 자리에는 창수 형, 김해자 시인, 안상학 시인, 이설야 시인이 함께 있으니 나올 수 없냐는 것이었습니다. 장소가 신포동이라 잠시 망설였지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안상학 형은 안동에 사는 분이고 내가 무척 좋아하는 선배라서 전화를 끊자마자 택시를 타고 신포동으로 향했습니다. 40분 후 후배가 하는 술집인 '신코'에서 '그들'을 만났습니다.▮상학 형은 정말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형은 혁재의 안부도 궁금해 해, 나는 혁재에게도 전화를 했습니다. 마침 혁재는 동화마을에 있더군요. 전철 시간에 맞춰 해자 누나와 그녀를 배웅하는 설야는 먼저 일어났고, 20여 분 지나서 혁재가 여러 사람들(화가 이복행, 선아를 비롯해 다른 두어 명과 더불어)과 함께 술집에 나타났습니다. 혁재는 이미 많이 취한 상태였고, 최근 들어 더욱 초췌해진 그의 모습에 상학 형이 많이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신코에서 나온 우리는 근처 전주감자탕집으로 2차를 갔습니다. 해자 누나를 배웅하러 갔던 설야가 해장국집으로 다시 합류했습니다. 거기서 제법 술을 많이 마셨어요. 술값 7만 5천 원은 내가 계산했습니다.▮말이 너무 많아진 이복행을 먼저 보내고, 너무 취한 혁재도 보냈습니다. 집이 근처인 설야도 내일 아침에 보자는 말과 함께 귀가했습니다. 나와 상학 형, 창수 형, 동만, 그리고 상학 형을 안동에서부터 모시고 온 후배 김명기 시인까지 다섯 명은 후배 동만이 잡아놓은 모텔에 술을 사들고 가서 한잔 더 했습니다. 몇 년 전, 상학 형도 건강이 너무 안 좋아 위험한 상황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오늘 보니 건강이 많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었습니다. 창수 형은 먼저 가고 나는 결국 상학 형과 모텔에서 함께 자기로 했습니다. 외박을 좀처럼 안 하는 나로서는 정말 대단한 결심이었지요. 대학시절, 문우들과 밤새 술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밤이었습니다. 2월 들어 하루하루가 정말 다채로운 일들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뜻밖의 상황들이 싫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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