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K 신문사 전집발간 편집회의, 다인아트 본문
청사에 출근해서 ‘교육감 편지’를 작성해 소통 협력실에 보내고, 정책기획팀장이 부탁한 ‘인천 미래교육 공동비전 선포식’에서 낭독할 선언문과 교육감 인사말을 정리했다. 11시에는 다인 아트에서 열린 편집회의에 참석했다. 그동안 경인일보에서 발간한 책 10여 권을 전집으로 묶어내는 방대한 작업이다. 4명이 돌아가며 교차 교정을 하고 편찬위원장인 창수 형이 최종적으로 살펴보면 작업이 마무리되는데, 일정이 빠듯해 서둘러야 한다. 10월 창립기념일에 맞춰 발간할 계획인데, 그러려면 적어도 8월 말까지는 출판사에 교정본을 넘겨줘야 한다.
오늘은 발행 일정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지난주에 편집위원들이 가져가 각자 교정해 온 책을 서로 교환했다. 한 후배는 꼼꼼하고 친절하게 교정을 해왔지만, 또 다른 후배가 해온 교정은 상당히 성의가 없어 보였다. 안 본 것인지 못 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약간 실망스러웠다. 이런 종류의 공동작업에서는 선행 작업이 성실하게 이루어져야 뒷사람이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는 순간 여러 사람이 힘들어진다.
회의를 마치고 차이나타운에 있는 태림봉에서 점심을 먹었다. 늘 먹던 볶음밥 말고 처음 먹어보는 음식을 시켰다. 유산슬덮밥, 밥값이 12,000원이나 했다. 창수 형의 제안으로 연태고량주 작은 병 하나를 주문해 반주로 마셨다. 식사를 마칠 때쯤 문화재단에서 일하는 후배 손 모가 커피를 사겠다고 연락해 왔다. 아트플랫폼 근처 ‘써니 구락부’에서 아이스 바닐라라테를 마셨다. 코로나 상황인데도 이곳에선 6명이 (회의실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허락해주었다. 창유리 너머로 오가는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힐끗거렸다.
2시 반쯤 청사로 돌아와서 오전에 보던 업무를 이어 보다가 퇴근했다. 어제 끓여 먹고 남아 냉장고에 넣어놨던 미역국을 꺼내 저녁을 먹었다. 크게 힘든 일 한 것도 없는데 피곤함이 느껴졌다. 일찍 잘까 했는데, 잠은 오지 않았다. 윤석열, 진중권, 민경욱 등등 발암 인자를 가진 인물들의 이름이 뉴스에 올라왔다. 밉다기보다는 왠지 딱한 생각이 들었다. 이내 뉴스 보기를 그만두었다. 비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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