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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미국 대통령 선거 유감 본문

일상

미국 대통령 선거 유감

달빛사랑 2020. 11. 9. 00:30

 

 

미국 대통령선거에서는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현 대통령인 트럼프를 이기고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게 확실해 보인다. 사실 누가 당선되든 한국이 얻게 될 반사적 이익은 별로 없으리라는 게 내 생각이지만, 많은 사람이 바이든의 승리를 상대적으로 반기는 이유는 그가 지닌 품성이 탁월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트럼프가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함량이 한참 미달하는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외국 이민자들에 대한 비인도적 정책은 수정될 것이 틀림없고,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 요구도 합리적으로 조정될 거라 예상된다. 장사꾼 출신 대통령 트럼프는 탈세와 성 추문, 기밀누설과 보안법 위반 등 법정에 서게 될지도 모를 일들이 줄줄이 사탕이다. 지난 선거에서 미국인들이 트럼프와 같은 인물을 대통령으로 선택했을 때 나는 미국 민주주의는 조종을 울릴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누가 봐도 깜냥이 안 되는 인물을 선택한 미국의 국가주의(혹은 국수주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당선된 이후 펼쳐진 상식을 벗어난 정책들은 전 세계인들을 기함하게 만들곤 했다. 트럼프 본인은 여전히 선거에 불복하며 소송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지만, 그건 볼썽사나운 일일 뿐이지 상황을 역전시키지는 못할 것이다. 한심한 인간은 끝끝내 추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런데 더 우습고 한심한 일은, 우리 국민 중 일부인 극우세력들이 트럼프를 응원하며 바이든의 음모설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태극기 세력’이라 지칭되는 그들은 집회 시에도 뜬금없이 성조기와 이스라엘기를 들고나와 흔들어대긴 했다. 일부 교회 세력들 또한 그들과 뇌동하긴 마찬가지다. 도대체 국내 정치 문제를 두고 무엇 때문에 미국의 훈수를 기대하고 있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들은 민주당이라는 당명만 봐도 치가 떨리는 모양이다. 한국에서는 선거에서 민주당에게 패배했지만, 미국에서만은 민주당에게 트럼프가 패배를 안겨주길 바랐던 것일까. 그것으로 패배감을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있는 게 분명하다. 국격을 떨어뜨리고 민족의 자존을 내팽개치고 있는 그들은 미국의 속국이 되더라도 진보의 집권(사실 민주당이 진보도 아니지만)만은 용인하기 싫다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중이다. 공해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정치란 그들까지도 안고 가야 하는 곤혹스러운 과정이다. 올바른 정책과 비전으로 그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켜 자신들의 뻘짓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게 좋은 정치다. 물론 현재 민주당에게 그런 의지와 실력이 있는지는 미지수지만…….

 

별로 관심은 없지만, 바이든의 승리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의 패배 때문에 미국 선거가 약간 재밌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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