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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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후배의 '기우'에 대해 답하다

달빛사랑 2019. 12. 26. 20:09

후배님 말씀의 합리적 핵심은 알 것 같아요. 공감하는 부분도 많구요. 다만 후배님의 기우(네 맞아요 기우)가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곳에 있는 연민동 회원분들이 과연 과거의 정치체제와 그 체제가 전가의 보도처럼 악용했던 국가보안법 때문에 현실을 보는 눈이 순치돠거나 왜곡되었기 때문에 북한의 실상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판단하시는 것 같아(오독이라면 죄송하고 또한 다행이지만) 굳이 말씀드려요. 일단 그건 아닐 겁니다. 연민동 회원들은 누구보다도 명확하게 북한의 실상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또한 그렇게(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각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후배님이 안타까워하듯 명시적으로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국가보안법이나 이전 정권의 가공할 탄압에 순치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혹은 일상에 매몰되어 소시민적 삶을 살기 때문만이 아니라, 또 다른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당 현실이나 정세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 수도 있고, 북한의 실상을 객관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분들의 악의 없는 왜곡, 혹은 의욕의 과잉, 더 나아가 정파적 이해관계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요. 하여,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적어도 연민동에는 북한에 대해 왜곡된 관점을 견지하고 있는 분들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것입니다. 한 시대를 힘겹게 통과해 온 분들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후배님의 우려가 기우가 아닐까 하는 말씀을 조심스레 드리는 것입니다. 앞으로 후배님은 후배님의 고민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을 조직하시면 되는 거지요. 그건 무척 의미 일이잔하요? 그렇지요? 많은 동문들은 그것을 분명 마음으로 응원할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설마 우리가 먹고 살기 바빠서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터무니 없는 침탈과 북한에 대한 마타도어를 구분하지 못할 리가 있을까요? 그렇지는 않다고 자부합니다. 말이 길었지요. 다시 한 번 후배님의 고민에 공감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한 해가 저물고 있어요. 모쪼록 새해에는 우리 모두의 고민들이 조금씩 조금씩 해결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웃을 일도 많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 후배님의 건강과 행복을 다시 한 번 기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사족 : 술 마시다 문득 후배님의 글을 보고 올리는 글이라서 글이 다소 두서가 없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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