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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신념을 지키는 일, 그 빛나는 고통에 대하여 : 영화 <스파이 브릿지> 본문

일상

신념을 지키는 일, 그 빛나는 고통에 대하여 : 영화 <스파이 브릿지>

달빛사랑 2019. 12. 28. 22:09





[줄거리]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핵무기 전쟁의 공포가 최고조에 오른 1957, 보험 전문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톰 행크스)은 소련 스파이 '루돌프 아벨'(마크 라이런스)의 변호를 맡게 된다. 당시 미국에선 전기기술자 로젠버그 부부가 원자폭탄 제조 기술을 소련에 제공했다는 혐의로 간첩죄로 사형된 사건이 있었다. 미국의 반공운동이 극에 달했던 단적인 예로 적국의 스파이를 변호한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은 물론 가족의 안전까지 위협받는 일이었다. 여론과 국민의 질타 속에서도 제임스 도노반은 변론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며 자신의 신념과 원칙에 따라 아벨의 변호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던 차에 소련에서 붙잡힌 CIA 첩보기 조종사의 소식이 전해지고 제임스 도노반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스파이 맞교환이라는 사상 유래 없는 비밀협상에도 나선다.


역사와 인간이라는 화두를 집요하게 다뤄온 스필버그 감독의 예술적 뚝심이 오롯이 드러난 수작이었다. 게다가 코엔 형제의 시나리오에 스필버그 감독의 페르소나 톰 행크스가 주연을 했으니 말해 무엇 하겠는가. 영화에는 스필버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리듬과 감각이 아름답게 구현되었다.

냉전시기 서로 다른 체제와 신념을 지니고 살아가던 제임스 도노반(변호사)과 루돌프 아델(소련 스파이)이라는 두 인물이 각자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에서 마침내 서로 교감하고 이해하고 궁극에는 형식만 다를 뿐 자신들의 신념, 그 이면의 진정성은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은 장엄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에 가깝다. 냉전이 종식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오늘의 현실에서조차 상대의 신념을 지켜주려는 포용적인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작은 차이를 극대화하고 나와 다른 것은 틀린 것이라 매도하며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의 한국 정치현실을 생각하면 그 아름다운 소통과 신념의 연대는 더욱 낭만적인 판타지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국가라는 괴물. 국가에게 국민은 도대체 무엇일까. 오랜만에 만나는 수작이다.

내 별점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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