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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시간이 없어 품앗이도 못하겠군 본문

일상

시간이 없어 품앗이도 못하겠군

달빛사랑 2019. 5. 17. 14:00

해마다 5월이면 다양한 공연과 전시회들이 열립니다. 인천에서 생활한 지 오십여 년이 넘다보니 그 각각의 공연과 전시 주체들이 가까운 선후배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참석을 부탁하는 메일이나 문자를 많이 받곤 하는데, 다행히 내 개인 일정과 겹치지 않을 경우 대개 참석을 하고 리뷰를 남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후배들의 공연에 전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일정이 겹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내 몸의 상태가 형편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마음의 빚이 많습니다. 사석에서 그 후배들을 만날까 봐 겁이 날 지경입니다. 열정을 가지고 공연을 만든 후배 입장에서는 극장을 찾지 않은 나에 대해서 서운한 감정을 가졌을 게 분명합니다. 그 후배들이 내 일정과 몸의 컨디션을 일일이 체크하고 난 후 참석 여부에 대해 타산할 수는 없는 일일 테니까요. 엊그제는 다른 약속 때문에 공연장 근처를 지나다가 연출자 후배를 우연하게 만났는데, 후배는 공연은 일요일까지입니다. 지금 수첩에 이름 적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까.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그게 농담처럼 들리는 게 아니라 상당한 마음의 부담으로 와 닿더군요. 이거야 원.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해서는 참 다양한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과 체력이 없으면 품앗이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하루하루입니다. 어쩌라고, 나도 바쁜데……. 나 원 참. 


오늘 저녁, 나는 인천민예총에서 주관하는 뮤지컬 쇼케이스 공연을 관람할 예정입니다. 비슷한 시간에 신포동 다락소극장과 용현동 학산소극장에서도 후배들이 연출하거나 기획한 두 개의 연극이 공연되고 있지요. 마음의 부담 없이 기호에 따라 취사선택하여 관람할 수 있는 처지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 공연을 보면서 저 공연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다 보니 이런 괴로움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건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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