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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봄비의 유혹 본문

일상

봄비의 유혹

달빛사랑 2019. 4. 24. 23:30

봄비가 내렸다. 얌전하게 내렸다. 술꾼들이 술 마시기 좋게 내렸다. 하지만 하루 종일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집에 있었다. 술꾼인데도 비의 추근거림을 견디며 집에 있었다. 저녁이 되면서 동류(同類)들의 텔레파시들도 일제히 날아오기 시작했다. 단골술집에는 불이 켜지고 손님 맞을 준비가 끝나 있을 시간, 비는 여전히 내렸다. 서너 차례 더 베란다에 나가서 비 내리는 거리를 바라보았다. 흔들리는 마음은 우산을 들고 총총히 걸어가는 행인들의 발길을 따라 문밖을 나가 멀리까지 나갔다 되돌아왔다. 되돌아온 마음이 안타까우면서도 대견했다. 어머니는 뭔가를 알고 있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와 눈을 마주치지는 않았다. 한참 내 마음을 희롱하며 깔깔대던 봄비는 조금 전 그쳤다. 마음도 제풀에 지쳤는지 평온해졌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하지만 봄비가 밉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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