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인천문화포럼(올림포스관광호텔) 다녀왔어요 본문
문화의제 선정을 위한 인천시 문화포럼이 올림포스관광호텔에서 있었습니다. 애초에 이 포럼이 만들어질 때는 차기 선기를 앞둔 현 시장의 재선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닐까라는 의구심들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그러한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오비이락의 상황들이 많이, 노골적으로 연출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대도시인 인천의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는 바로 엄청난 빚이었지요. 그 빚을 상당 부분 갚았다는 이야기(결국은 자신의 치적이란 말과 함께)를 포럼 현장에서 자주 피력하곤 했는데, 그러한 것들이 앞서 이야기한 혐의를 증폭시키는 행보였던 거지요. 하지만 인천시와 시장의 (애초) 의도와 무관하게 포럼에 결합한 많은 주체들은 진지하게 인천의 문화정책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해 왔고 일정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역으로 포럼이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기층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했던, 그래서 오히려 인천문화가 얼마나 빈약한지, 그리고 문화정책의 부재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를 알려낼 수 있었던, 그야말로 문화적 스쾃을 이루어낸 셈이지요. 물론 인천 문화판에서는 지금까지도 이 포럼을 관제포럼이라고 비하하면서 거리를 두려는 일군의 흐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민관 거버넌스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관에서 주도했다는 이유만으로 활용가치가 있는 공간과 단위를 무조건적으로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포럼의 분과를 하나 더 확대하고 소속 분과원을 재편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나는 그 동안 활동했던 문화가치확산분과를 나와서 문화정책분과로 새로 들어갔습니다. 문화가치확산분과는 행사나 공연 등을 어떡하면 효율적으로 홍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분과로서 성원들이 대체로 공무원들이었습니다. 사용하는 용어도 다르고 현안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서 그간에 많이 불편했습니다. 이번에 들어간 분과에는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선배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후배들이 많아서 토론도 재밌고 의제를 만들어내는 것도 수월했습니다. 한 시간 가량의 토론 속에서 서너 가지의 의제를 만들어 발표를 하고 모임 날짜를 잡은 후 포럼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구월동에 나와서 갈매기에 들렀고 그곳에서 혁재와 형진이 형을 만났던 거지요. 그래요. 불타는 금요일, 막걸리 한 잔 안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간단하게 한 잔 마시고 들어왔습니다. 피곤해요. 이제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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