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철저하게 늘어진 하루 본문
하루 종일 먹고 자고 영화 보고 하면서 늘어지게 쉬었다. 요 며칠 연속적으로 이어진 행사가 많이 부담스러웠던지 입술 밑에 트러블도 나고, 목도 아파오는 게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환경운동연합 후원주점 행사와 몇몇 후배들의 공연이 있었지만 집에 있었는데, 결국 감기몸살이 찾아왔다. 오전에 몸살 기운 때문에 맥을 못추는 누나에게 감기몸살약을 사다주었는데, 결국 그 약의 일부를 내가 먹게 될 줄이야.... 운동도 갈 수 없고 도무지 힘을 쓸 수가 없어 누워서 하루 종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 두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았다. '추억의 마니'와 '언어의 정원'. 두 편 모두 오래 전에 이미 본 작품들인데도 느낌이 새로웠다. 요양을 간 시골 이모집에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과 조우하게 되는 안나의 성장 드라마인 '추억의 마니'는 할머니와 소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지브리스튜디오의 전형적인 작품. 15살 소년과 27살 여교사가 각자의 아픔을 딛고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린 '언어의 정원'은 한국인의 정서에서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설정이지만, 실사와 구분되지 않을 만큼 정밀한 그림과 서정적인 분위기를 환기하는 산케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답게 45분짜리 소품이었지만, 깔끔하고 담백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내공이 정말 만만치 않다. 하긴 누구에게나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이 있는 법이니까. 그나저나 목이 아프고, 숨이 가빠오는 감기몸살의 증상들을 갈무리하며 오늘밤을 보내야 할 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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