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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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하루종일 흐리고 간간이 비

달빛사랑 2017. 8. 14. 17:26

오늘, 지난 주말에 있었던 재단 고위인사 추천과 관련하여 여기저기서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 모두들 자기 자신과의 이해관계에 입각하여 한마디씩을 하더군요. 기자는 기자대로, 재단의 인사들은 인사들대로 같은 사안을 놓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지요. 좀 치사한 것은 문제제기라는 미명하에 자신과 생각이 다르거나 (자신이 주관적으로 판단할 때) 능력에 비해 높은 보직에 있다고 여겨지는 사람에게 가하는 온갖 험담과 마타도어입니다. 사실 그러한 문제는 나에게 얘기할 게 아니라 자신들의 조직인 내부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토론 속에서 풀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인구 3백 만의 대도시 문화정책과 지원을 담당하는 조직의 간부들로서는 정말이지 볼썽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다수의 사람들이 꾸려가는 조직에서는 직원들 간의 친소관계에 따라 파벌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겁니다. 또한 그 파벌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에 대한 견제와 비판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조직의 정체(停滯)를 막을 수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건강한 문제제기가 아니라 상대에 대한 험담만 늘어놓는 파벌들이라면 그것은 조직을 와해시키는 역기능의 주체일 뿐 건강한 조직을 위해서는 사라져야 할 반목들일 뿐입니다. 나에게 앞 다투어 상대의 험담을 늘어놓는 사람들은 아마도 내가 자신들의 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나는 상대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하고 이렇듯 제3자 앞에서 상대를 비방하는 사람들을 결코 신뢰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나를 자신들의 우군이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나에게 더 없이 불쾌한 일일 뿐이고 그 동안의 내 처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재단은 사공이 참 많은 배인 것 같습니다. 그나마 배가 산으로 올라가면 다행이지만 난무하는 마타도어들 속에서 배가 속수무책으로 물속에 침몰해버리지나 않을까 나는 그게 걱정입니다.

 

하루 종일 날이 흐리고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졌지요. 천안의 후배는 편백숲을 걷다가 추위를 참을 수 없어 숲을 나왔다면서 이제 여름은 다 간 거 같아요.”라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내가 생각해도 이제 여름은 확실히 끝물입니다. 기분 좋은 계절이 다가온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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