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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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장마는 아직도 이곳에 있어요

달빛사랑 2017. 7. 16. 18:20


하루 종일 비와 함께 내리고 흐르고 머물다 스며드는 날이었습니다. 현실에서 비를 만나 빗속에서 잠들었다가 꿈인지 현실인지 애매모호한 풍경 속에서 비가 그치면 다시 일어나 창밖을 봤습니다.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일 때면 옥상에 오르거나 문밖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지요. 바람이 제법 시원했습니다. 엄마는 하루 종일 빗물에 젖은 이웃집 담장의 포도덩굴처럼 구부러진 몸으로 부산했지요. 나는 그 위태로운 흔들림이 안타까워서 자꾸만 거실에 나와 앉은 엄마 곁에서 빙빙 돌다가 잠들다 그랬습니다. 충분히 젖고 이내 마르기를 반복하면서 더딘 우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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