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기억시스템이 고장을 일으켰나 봐요 본문
4년 전 병원에 입원했을 때, 어쩔 수 없이 한 달 동안 금주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어제 갑자기 그 이야기가 'Facebook에서 함께한 순간, 문계봉 님, 시간이 흘러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한 추억은 여기에 남아 회원님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4년 전 올린 게시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보세요.'란 멘트와 함께 페북에 뜨는 바람에, 포스팅 한 날짜를 확인하지 않으신 분들 중에는 제가 현재도 금주 중인 걸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에이, 그럴 리가요.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주력 40년의 내공을 그렇게 쉽사리 내려놓을 수 있겠습니까. 어불성설은 그럴 때 쓰는 말일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해프닝 같은 오해가 아니라 세월에 대한 감각이 하루하루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병상에서 일지를 쓰면서 정양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게 벌써 4년 전이라는 것이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리고 정작 가까운 일주일 전의 일들은 좀처럼 기억하지 못하고 있으니 기억을 비롯하여 시간 감각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겁니다. 뭔가 임팩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왔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가 노화되고 있기 때문일까요. 가끔 이런 일을 당할 때마다 정말이지 몹시 슬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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