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혼밥러들이여 궐기하라 본문
나는 일 년 365일 중 명절 때 며칠을 제외하고는 늘 하루 두 끼 이상을 혼자 식사를 한다. 혼자 밥 먹는 것을 요즘 신조어로 ‘혼밥’이라고 하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을 ‘혼밥족’, 또는 ‘혼밥러’ 등으로 부르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나는 혼밥러 중에서도 혼밥 빈도수가 예사롭지 않은 ‘프로혼밥러’에 속할 것이다.
나는 혼자 밥 먹는 게 전혀 쓸쓸하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편하다. 식사 속도도 다르고 음식 취향도 다른데 굳이 우르르 몰려가서 함께 먹을 필요가 뭐가 있을까. 다만 인성검사에서 사회성이 80% 이상 나온 사람인데다 술은 절대로 혼자 마시지 않는 걸 보면 혼밥은 성격이나 취향 때문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같이 밥 먹자는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 지금 나는, 당신들이 구월동 문화예술회관 근처에 올 일이 있을 때면 “같이 식사나 할까(요)?”라는 연락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밥 먹는 자리가 술자리로 업그레이드(혹은 별질) 될 가능성 90% 이상인, 오늘처럼 하늘이 낮게 내려앉은 날이면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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