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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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텔레비전을 보다가 문득

달빛사랑 2017. 5. 14. 13:22


텔레비전을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을 해봤다. 이를테면, 문명인인 당신과 당신의 일행이 수마트라나 아프리가나 아마존쯤의 어느 오지의 부족들을 찾아갔다고 하자. 경계와 호기심의 시간이 지난 후 서로 마음이 전해져 교감을 하게 되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동안 정이 들었다고 치자. 원주민 부족 어린 아이들의 빠진 앞니 사이로 맑은 웃음이 새어나오고 그 아이들에게 호감을 주기 위해 당신들의 바디랭귀지는 점점 더 오버스러워지겠지. 그렇게 웃고 이해하고 즐겁고 신기한 시간이 지나고 난 후 당신들은 배낭을 챙겨서 그곳을 떠나야할 시간을 만나게 된다. 그때 당신들은 아쉬운 표정을 하거나 악수나 포옹을 하고 또 누군가는 눈물을 떨굴지도 모른다. 그렇게 당신들은 서운함과 아쉬움을 가득 안고 그 부족을 떠나 일상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당신들은 혹시 생각해 보았는가. 당신들이 떠난 후 그들 또한 겪었을 엄청난 외로움을? 그들을 향한 당신의 연민과 동정, 쓸쓸함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오지의 아이들, 그들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그 외로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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