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염려는 온전히 제 몫입니다 본문
오늘도 당신의 소식은 내게 닿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에 큰 비가 몇 차례 이곳을 다녀갔고 깊고 집요하게 몸속에 스미는 먼지와 바람 속에서 사람들은 자주 콜록거렸습니다. 그러나 나를 휘청거리게 만든 것은 먼지도 바람도 마음부터 젖게 하는 빗물도 아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닿지 않는 당신의 소식 때문에 나는 두렵고 또 두려울 뿐입니다. 힘들게 기른 머리칼을 다시 깎아야 했던 건 아니겠지요? 깡마른 당신의 몸이 다시 또 저주스런 메스의 이물감을 느껴야 했던 건 아니겠지요? 당신의 소식을 만나지 못한 이후 모든 것이 두렵고 걱정스럽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 믿고 싶습니다. 어느 날 환하게 웃으며 기별을 해 올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염려는 여전히 내 몫입니다. 봄꽃들은 이미 다 저버렸지만 그래도 무성한 신록 사이 바람은 여전하고 여름 꽃들이 새롭게 분주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 꽃들이 지기 전 당신의 소식을 받게 되길 기도합니다. 기도 또한 끝까지 제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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