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광화문은 오늘 해방구다 본문
한국작가회의 손채은 시인이 지금 막 현장에서 찍어 올린 사진.
엄청난 인파군요. 그만큼 박근혜 퇴진을 바라는 국민들의 열기가 뜨겁다는 말이겠지요.
오늘 경찰의 물대포 직사(直射)로 인해 사망한 애국 농민 백남기 씨 영결식이 치러졌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영결식에 참석해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그리고 연이어 대통령 퇴진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인데, 이미 광화문에는 5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모여들고 있다고 한다. 행사가 7시에 시작될 예정이니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참석할 전망이다. 최소 10만 명 이상이 운집할 거라 생각하는데, 불행히도 나는 이 역사적 순간에 참석하지 못하고 인천에 남아 있다. 체력도 체력이려니와 최근 들어 시집 출간을 위해 시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그것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다. 물론 우리 사회의 그늘에 무관심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세력들에 순응적인 예술가는 생명력이 없는 예술가고, 그들이 생산해 내는 작품들은 자족적인 자기현시적인 생산일 뿐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그래서 지금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 서울로 올라갈까 고민 중에 있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인천을 지켜야 할 거 같다. 12일에도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날은 반드시 서울에 올라가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퇴진’을 외쳐볼 생각이다.
날은 하루 종일 흐리고 개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끝끝내 비는 내리지 않았다. 그리고 조금 전, 경찰이 시위대의 행진을 불허, 금지하겠다는 결정이 위법이라는 서울중앙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평화적인 집회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법조계에 개념 있는 판사들이 몇 명은 아직 남아 있는 모양이다. 당연히 금지 판결이 날 거로 기대했던 경찰에서는 닭 쫓던 개처럼 머쓱해졌을 것이다. 의도적으로 극단적 상황을 만들어 역풍을 초래하는 프락치들만 조심한다면, 세종로 일대까지 시위대는 합법적으로 행진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쪼록 다치는 사람 없이 평화적으로 모든 일정이 마무리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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