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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2009....성하(盛夏) 본문

일상

2009....성하(盛夏)

달빛사랑 2009. 8. 26. 01:16

 

 

그것은 거대한 해일이었다.
불온하게 간직해 오던 우리들
이념의 성곽들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한 때 성실했던 성지기들과
거리의 상인들도 일제히 사라졌다.
완고한 史家들은 비통해 했고
표정과 이름을 일시에 잃어버린
그들의 통곡소리가 온 나라에 울려퍼졌다.
거리에서 운명을 저울질하던
엉터리 점술가들과 싸구려 논객들은
무너진 성곽의 잔해 위에서 만세를 부르고
면전에서 그들을 창피주었던 모든 이들
직장을 잃거나 감옥으로 감옥으로 줄을 이었다.
그것은 스산한 바람이었다.
그 바람 속에서 몇몇 혁명가들
긴 전향서를 多衆 앞에서 낭독을 했고,
그러나 그들의 목소리는 떨림이 없었다.
광장의 여기저기선
지난 시절의 교의들이 불태워지고
쓸쓸한 바람 속에서 '바람'들이
구겨진 휴지처럼 굴러다녔다
그리고....한동안
전진의 함성소리 들리지 않았다.
뜨겁고 지루한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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