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호우주의보 본문
늘 있던 자리에서, 조금 빠르고,
더욱 낮게,
어둠을 몰고 내려앉는 하늘..
오늘 밤 천둥, 번개, 돌풍을 동반한 강한 비가
내가 사는 마을을 찾는다는 예보가 있었다.
평생 마음의 애인이자 동반자였고,
삶의 스승이었던 산을...너무도 너무도 사랑한 나머지
결국 그 산의 일부가 되어버린
한 여성 산악인의 죽음을 뉴스로 접한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그녀의 죽음을 미화해도,
나는 그녀의 죽음이 슬프다.
늘 언어보다 빠른 내 가슴이,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우기의 오후,
생면부지의 한 여성의 죽음을 연민한다.
연민하며 바라보는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 둘씩 조등처럼 켜지는 저녁...
문득, 나는 쓸쓸하다.
넌덜머리 나는 이 감상의 실체를 나는 알지만....
어쩌란 말인가,
'살아지고, 살아가는' 나의 '살이'가
이렇듯 물처럼 바람처럼 흐르는 것을...
어쩌란 말인가,
저 바람과
익숙한 어둠과
예고된 폭우가 '살아지고, 살아가는'
내 '살이'의 일부가 된 것을...
오늘 밤도 이른 귀가는 틀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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