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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나의 언어는 진실의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본문

일상

"나의 언어는 진실의 정당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달빛사랑 2009. 6. 25. 00:02

 

       오래전 읽은 책을 다시 펼치다, 문득....

 

 

일찍이 논리실증주의자인 비트겐슈타인
자신의 저서 '논리철학논고(Tractatus Logico-Philosophicus)'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철학은 결국 답이 나오지 않는, 즉 잘못된 수학문제와 같다.
 답 없는 문제를 끌어안고 우리는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이러한 비트겐슈타인의 영향아래 철학자들은 진정한 철학적 문제는 존재하지 않거나,
있다고 하더라도 언어의 용법 혹은 단어의 의미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검증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언어의 명료성 및 과학적 분석만이

철학적 명료화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언어'란 우리가 사물을 지칭하거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대상 언어'가 아니라

 언어와 언어 상호간의 문제를 다루는,  즉 대상언어 자체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메타 언어'를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이러한 개념상의 차이를 나는 뭉뚱그렸다.  

 그 이유는... 내가 말하고 하는 바는 기호논리학이나 논리실증주의의

 철학적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난 요즘 언어의 명료성(더 나아가 감화적 기능까지도)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불완전한 사유와 연동된 언어가 과연 명료할 수 있는가?
발화자와 발화내용이 청자에게 소통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과연 무엇인가?
발화의 상황과 청자의 조건이 고려되지 않는 '발화'는 의미전달에 실패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또한, 이때의 '상황과 조건'이란 것은 결국 비언적인 것이 아닌가? 이런 의미에서, 나는

"우리의 문제를 단순히 언어의 수수께끼로 설명해 버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

칼 포퍼의 견해에 기울고 있다. 

 

언어...는 편리한 의사소통의 매개지만, 

언어는 참으로 폭력적이고, 

언어는 한 사람의 맘을 얻게도 해주지만, 또한 

언어는  때로 지인의 떠나는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보게 만든다.   

언어는 간사하고, 무섭고, 전력이 확인되지 않는 적과 같다.

이 따위 언어가 뭐가 명료하단 말인가?

언어는 결코 진실의 정당성을 보증해 줄 수 없다

하여 이제 언어로써 애써 맘을 얻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이곳을 찾는 모든 이들이여... 나는 그저 쓰고 말할 뿐이다.

물론 외형적으로는 달라지는 것이 없을 것이나,

나의 언어를 결코 믿지 마시라.

그리고...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슬프다.

오, 가엾은 호모 로퀜스(언어적 인간), 달빛이여....! [달빛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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