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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11월을 시작하며 (11-01-금, 흐림)
11월의 가을은 완강할 것이다. 쉽게 떠나지 못하는, 아니 떠날 수 없는 것들은 시간 앞에서 완강하다. 남은 가을이 거리와 들판, 산 중의 푸른 잎들을 노랗고 빨갛게 색칠하고 최후로 대지가 그 색들을 다시 불러 모을 때까지 11월의 입술은 토라진 아이처럼 굳게 다물어져 있을 것이다. 어느 새벽엔가 서리는 11월의 방심을 틈타 하얗게 이곳을 찾을 것이고, 풀풀 눈발 날리며 겨울은 손님처럼 우리 앞에 서게 되겠지. 하지만 여전히 가을은 이곳에 있고, 나는 이제 막 겨울의 척후를 옷자락에 품은 미틈달 11월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다. 안녕!
일상
2024. 11. 1.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