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종일 글 다듬기, 저녁에는 뜻밖의 술자리 (11-25-월, 맑음) 본문
오늘은 비번이었지만, 출근했다. 어제 오후, 다인아트 윤 대표가 급하게 전화해 교육청에 납품할 (인천지역 직업계 고등학교를 탐방한) 책의 교정을 부탁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에게 필자가 기자 출신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글쓰기의 기본은 하겠다 싶어 내심 안심했으나, (정말 대충 훑어보면 될 줄 알았다), 원고를 넘기다 보니, 웬걸, 수정할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신문에 게재했던 기사 모음이라고 하던데, 그래서일까 신문에 게재됐던 원래 기사 원고와 후일에 첨가한 원고 간 편차가 무척 심했다. 전자(기사 원고)는 손 볼 게 별로 없었고,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인터뷰를 모아 놓은) 후자는 종결어미도 일관되지 않았고, (해라체와 합쇼체가 섞여 있었고) 호응이 깨진 문장도 적지 않았다. 아마도 촉박한 출판 일정에 맞추느라 서둘러 작업한 (쓴) 티가 팍팍 났다. 그래서 오전 중에 끝내리라 생각했던 교정, 윤문 작업은 퇴근할 때까지 이어졌다. 오늘 하루 꼬박 원고와 씨름하며 보낸 것이다. 특히 이 책은 교육청에 납품할 책이라서 더욱 꼼꼼하게 살펴야 했다. 작업 파일을 윤 대표에게 발송하고 나니 6시였다.
사실, 오늘 아침 출근할 때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오는 바람에 사무실에 도착한 후 가방만 내려놓고 다시 집에 들러 전화를 가져왔다. 원고 교정만 아니었으면 전화 없이 하루를 보내 보려고 했는데, PDF 파일의 교정은 내 아이패드(펜슬을 사용해야 하므로)로 작업한 후 카카오톡이나 메일로 윤 대표에게 보내줘야 하기 때문에 인터넷이 필수다. 사무실 데스크톱으로는 PDF 파일 위에 직접 메모를 할 수 없다. 어도비사의 유료 PDF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가능하긴 한데, 청에 등록된 나의 PC에는 그 프로그램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사 내부에서는 아이피가 등록된 PC로만 인터넷을 사용할 있을 뿐 와이파이를 사용하려면 정보관리 팀에 신고한 후 새 아이피를 부여받아야 한다. 그 과정이 귀찮아서 나는 그냥 내 휴대전화의 모바일 핫스팟 기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왔다. 교육청에 등록된 PC가 아닌 모든 모바일 기기는 이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아이패드로 작업한 결과물을 타인에게 전송하려면 반드시 인터넷이 필요하고, 등록되지 않은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을 하려면 (핫스폿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집과 사무실을 오고 가는 데 3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던지......
서부교육지원청 대표인 임 교육장이 시의회 참석차 왔다가 사무실에 들렀다. 오랜만에 보운 형과 셋이서 교육청 근처 대폿집 '고바우'에서 술 한잔하고 헤어졌다. 마을교육협력과 김 팀장과 후배 장학사들도 저녁 먹으러 들렀다가 우리와 합류했다. 2차 맥줏집으로 이동할 때 빗방울이 몇 방울 떨어졌지만 택시 타고 집에 올 때까지는 큰 비로 내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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