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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그래, 너희의 몰락을 보고 싶어! (4-7-일, 맑음) 본문

일상

그래, 너희의 몰락을 보고 싶어! (4-7-일, 맑음)

달빛사랑 2024. 4. 7. 23:01

 

 

선거철이다. 전혀 보고 싶지 않은 인간들이 떼거지로 나와 활개 치는 때, 그래서 내가 가장 싫어하고 무척 피곤함을 느끼는 때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많은 가치, 이를테면 민주, 정의, 봉사, 희생, 노동 등과 같은 말들이 이때만큼 탐욕과 이기심의 화신(化神)들에 의해 훼손되는 때도 없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그건 출마자들이 페어플레이 할 때나 가능한 표현이고, 현재는 위선과 거짓, 권모술수만 횡행하는 꼴사나운 행태들의 전시장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선거 때마다 그렇게 당하고서도 국민은 매번 사기꾼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고 말거든. 도대체 이 대책 없고 개념 없는 사해동포주의는 뭐지? 정말 이해해 보려고 무척 애를 써 봐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얼마나 더 당해 봐야 민심은 가야 할 길을 제대로 찾아갈는지. 

 

물론 선거가 흥미진진할 때도 있긴 하다. 예를 들어 가끔 최악 (最惡)과 차악(次惡)이 치고받고 싸우다 최악이 볼썽사납게 몰락하는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사실 최악과 차악의 구별이란 게 참 애매하긴 한데, 적어도 나에게는 친일, 수구, 태극기부대, 신의 이름을 팔아 득세하려는 목사나 땡중들, 분단고착주의자, 여성혐오주의자, 동성애반대론자, 세월호 참사를 은폐하려는 자, 반노동 친자본주의자들이 (더 많이) 모인 곳이 최악의 본진(本陣)이다. 가끔 표를 구걸하기 위해 자신의 본성을 숨겼다가 어느 순간 본색이 드러나는 차악이나 차선(次善)들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일단 거칠게 구분하면 위와 같은 부류의 인간(현재로선 국민회의와 그 언저리에 있는 떨거지들)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굴절시키는 최악의 세력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바로 그 '최악들'이 초라하게 몰락할 것 같은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최악들은 생명력이 질겨서 몰락하는 것 같다가도 이내 좀비처럼 다시 살아나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놀음에 취한 최악들의 전횡을 잠시나마 국민의 이름으로 응징할 수 있다는 건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선거에서 그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언론에서는 야권(野圈)의 압승을 점치고 있는데, 선거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는 일이고,  무엇보다 야당이 잘해서 표를 준 게 이나라서 그들의 경거망동 또한 눈꼴신 게 사실이지만, 아무튼 주적(主敵)이 '최악'이다 보니, 이번 선거는 투표할 맛이 나긴 난다. 전국의 모든 지역구에서 민주 진보 후보가 승리하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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