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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7월 6일 수요일, 문화예술교육네트워크 자문 회의 본문

일상

7월 6일 수요일, 문화예술교육네트워크 자문 회의

달빛사랑 2022. 7. 6. 00:28

 

종일 흐려 해가 나지 않았는데도 날씨는 후덥지근했다. 소나기가 내리려는지 습기 먹은 공기는 어제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점심에는 비서실장과 비서관 그리고 나 셋이서 식사를 했다. 둘은 콩국수를 먹었고 나는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워낙 문전성시를 이루는 집이라서 예약을 하고 갔는데도 한참을 기다렸다. 식당 안은 붐볐고, 손님들 대부분은 콩국수를 먹었다. 찌개를 먹는 건 나뿐인 것 같았다. 여느 때 같았으면 나도 콩국수를 먹었을 텐데, 오늘은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했기 때문에 밥을 먹었다. 같이 식사를 한 비서관은 섬 사람이었는데, 그가 말할 때마다 말투에서 갯내음이 느껴졌다. 표준어도 아니고 사투리도 아닌 묘한 어투였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와 오랜만에 책상 정리를 했다. 박 실장이 보좌관 시절 쓰던 모니터를 내 모니터와 교체했다. 22, 24인치, 크기가 다른 두 개의 모니터를 쓰고 있었는데, 박 실장이 비서실로 가게 되어 그 자리에 있던 24인치 모니터와 내 자리의 22인치 모니터를 교체한 것이다. 사이즈가 똑같으니 보기 좋았다. 정리벽이 있는 터라서 사소한 것도 눈에 거슬린다. 무던해질 때도 됐는데, 쉽지 않다. 오후에는 향후 문화예술교육정책 보좌관으로서의 새로운 업무 분장에 관해 생각해 봤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일들을 변별하는 것은 관공서 업무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변별되지 않을 때 업무 처리상의 오류와 부하가 발생한다. 월권의 문제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가끔 이런 문제 때문에 뻘쭘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특보의 역할은 비서실의 업무는 물론이고 중등교육과 관련 부서의 업무와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이럴 때를 대비해 정확한 업무 분장과 책임의 한계를 조율해 놓지 않으면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겸손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항상 보인다면 업무의 중복이나 부딪침이 발생할 때 상호간에 웃으며 문제를 조율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의 공명심보다는 조직과 시민, 그리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사고하면 모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데, 그 사소해 보이는 공직자로서의 사고방식이 현장에서는 쉽게 관철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코로나로 인해 진행되지 못했던 문화예술교육네트워크 자문 회의가 오랜만에 열렸다. 그런 만큼 논의할 내용도 많아서 회의는 꼬박 90분간 이어졌다. 서너 가지의 안건을 검토한 후 6시쯤 회관 근처 막걸리집에서 저녁 식사겸 뒤풀이를 했다. 재단의 손 본부장은 약속이 있어 먼저 가고 나머지 4명의 위원들은 이것저것 원없이 안주를 시켜먹으며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간 집은 회관 직원들이 자주 가는 술집인 모양인데, 안주의 맛은 괜찮았으나 가성비는 별로였다. 소고기 야채볶음을 주문해 보니 소고기는 눈을 크게 뜨고 찾아야만 간신히 한두 점 건질 수 있는, 그야말로  야채만 90%인 야채볶음이었다. 소고기라는 단어가 앞에 붙기 민망한 안주였다. 대개의 안주가 그런 식이었는데, 다만 쌀국수는 그런대로 양도 맛도 일품이었다. 퓨전 음식이 많고 맛도 괜찮아 양과 질을 조금 업그레이드만 하면 젊은 손님이 많이 찾을 것 같긴 한데..... 아무튼 다품종 소량의 안주다 보니 한 사람당 두 개의 안주를 먹은 것 같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찾은 동인천 일대는 참 많이 변했더라. 내 어린 시절의 추억이 서린 곳인데..... 학교 다닐 때 자주 가던 음식점이 있던 건물은 새롭게 치장되어 옛 모습을 찾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자리를 지키고는 있었다. 명물당, 필하모니, 두발로, 대동... 그립다. 그래도 신신분식은 아직도 남아 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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