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풍물패 '더늠' 30주년 기념 대동굿한마당 본문



30년, 강산이 세 번 바뀔 만큼 참으로 긴 세월이다. 이 기나긴 세월 동안 인천 풍물을 지켜온 풍물패 '더늠'의 30주년 기념 행사, '단오맞이 인천풍물대동굿 한마당'이, 일요일인 어제, 7월의 모진 땡볕 아래에서 신명나게 펼쳐졌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 더늠은 안팎의 시련을 마주하며, 배고픈 늑대처럼 그 세월을 견뎠고, 사막의 여우처럼 살림을 지켰다. 그렇게 30년이 지나는 동안 더늠은 어느덧 범(虎)이 되었고, 민중의 아픔을 달래는 인천 풍물의 기치( 旗幟)이자 자존심으로 우뚝 섰다. 그 세월을 곁에서 지켜본 선배로서 그들의 활동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시민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더늠이 앞으로도 해원(解冤) 북소리, 상생(相生)의 장구 소리로 인천 시민들의 삶 속에 물처럼 녹아들고 바람처럼 스미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솔직히 날이 너무 더워 관람하기가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모든 관객이 더늠의 장단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며 잠시나마 더위를 잊었다. 뜻밖에 교육감도 현장에 나와 있어 놀랐다. 오랜만에 소식이 궁금했던 지역의 많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큰 소득이었다. 창길과 혜경 커플은 얼음부터 과일, 막걸리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와 관극의 즐거움을 더했다. 오랜만에 마신 한낮의 냉막걸리 때문에 7월의 모진 땡볕을 견딜 수가 있었다. 이런 굿판은 실로 얼마만인가. 모두가 그리워 해 온 신명의 현장을 마침내 더늠이 만들어준 것이다. 행사가 끝나고 술꾼들은 더늠 사무실로 향했고 나는 굿전을 낸 사람에게 선물로 준 검은 색 티셔츠를 받아들고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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