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인터뷰는 늘 어색해 본문
오전에 인하대 교수이자 문학평론을 하는 후배 수연이가 문화재단 웹진에 게재할 인터뷰를 하러 보좌관실을 찾아왔다. 감수성이 예민하면서도 매사에 자신만만해 하는 똘똘한 후배다. 질문은 대체로 내가 예상했던 범주를 벗어나진 않았다. 키워드로 말한다면 문화, 교육청, 문학, 인천과 삶이었는데, 워낙 친한 후배라서 ‘인터뷰’라기보다는 수다 떠는 기분으로 한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가 끝나고 점심을 먹여 보낸 후 교육청과 인천민미협이 함께 준비한 전태일 50주기 노동미술작품전시회를 보러 배다리를 다녀왔다. 오래된 민가를 리모델링해 만든 갤러리였는데, 말이 갤러리지 조명도 다소 어두웠고 내부는 서늘해서 오래 있기 불편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전시를 지키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여성 한 명이 입구 쪽에 앉아 있었을 뿐 방문객은 없었다. 이 전시를 위해 애를 쓴 효숙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전시 관련 물품을 사러 외출 중이라고 했다. 전시 작품들은 대부분 이전에 만났던 것들이었다. 효숙 누나 그림과 현용안, 정평한 그 세 사람의 작품 이외에는 뭔가 소품 같은 느낌의 작품들이었다. 전태일 50주기를 기념하기 위한 작품들치고는 눈에 확 띄는 게 별로 없었다. 다만 교육청이 지역예술가들과 노동미술작품 전시를 함께 기획하게 되었다는 건 무척 의미 있는 일이다. 진보교육감 시대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갈매기에 들러볼까 하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도 너무 이르고 컨디션도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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