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엄마의 식탁 본문
요즘은 엄마의 아침밥을 챙겨주느라 일찍 일어납니다. 내가 차려드리지 않으면 식사를 거르시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귀찮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음식이 당기지 않아서 그런 것일 텐데, 내가 차려드린다고 해서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내가 함께 식사를 하며 말벗이 되어드릴 뿐인데, 엄마는 입맛이 없어도 나와 함께 하는 식사 자리에서는 반 공기일망정 밥을 남기지 않고 끝까지 드십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다소 피곤해도 끼니마다 식사를 챙겨드리는 것이지요. 생각해 보세요. 젊은 사람도 혼자 먹는 밥이 달갑지 않을 텐데 노구에 혼자 대하는 식탁은 얼마나 썰렁하겠습니까. 홀로 식탁에 앉아 생의 비감을 반찬처럼 되새김질 하실 걸 생각하며 가슴이 서늘해집니다. 그리고 또 이렇게 차려드릴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겠습니까. 그것은 당신과 나의 소망과는 무관하게 하늘만이 알 수 있는 일이겠지요. 내 친구들은 대부분 이미 고아가 되었는데 나는 그래도 엄마와 더불어 살고 있잖아요. 고마운 일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엄마의 식탁은 내가 책임질 생각입니다. 사실 엄마에게 필요한 것은 그럴 듯한 식탁보다는 말벗과 관심일 것입니다. 자주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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