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후배들의 전시 및 공연 관람(송도 트라이보울) 본문
후배 박혜경(연수무용협회 회장)이 기획하고 연출한 두 개의 공연 및 전시를 보고 왔다. 두 개의 공연(전시 포함)이라고는 했지만 같은 공간(송도 트라이보울)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나 같은 ‘품앗이 행사 참석er’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발품에 소요되는 시간과 에너지가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일단 유네스코 인천협회에서 주최한 ‘四季’는 그림과 사진,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협업(콜라보) 공연이었다. 이를테면 봄여름가을겨울, 각 계절 섹션별로 그림이나 사진을 하나 걸어놓고 그 앞에서 춤을 추거나 연주를 하는 형식이었는데,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나에게는 그러한 협업이 무척이나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러웠다. 인위적으로 멋을 내기 위해 다양한 액세서리를 걸친 성장(盛裝) 미녀 같았다고나 할까. 전시는 전시대로 공연은 공연대로 진행했으면 오히려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마도 턱없이 부족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공연의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과정에서 비롯된 부자연스러운 고육지책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연수구예술인협회에서 주최하고 연수구무용협회가 주관한 국제댄스페스티벌, ‘Emotion Project1’은 그런대로 볼거리가 있었다. ‘국제(international)’라는 단어가 다소 민망할 정도의 옹색한 라인업이었지만 출현한 이탈리아와 말레이시아 무용수들의 공연은 ‘국제적’이라 말해도 될 만큼 수준급이었다. 특히 이탈리아 무용가들의 공연을 볼 때는 너무 우아하고 너무 절실하고 너무 감동적이어서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물론 내가 발레나 무용 예술의 동작 언어를 독해하는 데에는 과문한 탓에 공연의 의도를 백 퍼센트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나 같은 문외한이 감동했다면 그 공연은 좋은 공연이었을 거라고 나는 믿는다.
공연이 끝나고 뒤풀이는 구송도 라마다호텔 근처 바비큐 집에서 진행한 모양이다. 후배 영옥이가 약도까지 그려주며 참석할 것을 신신당부했지만, 나는 결국 갈매기로 향했다. 안 간 지도 오래됐고, 승철 선배가 맡겨둔 인천일보 기획연재와 관련한 자료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간만에 갈매기에 들어서는 순간, 조구 형이 눈에 들어왔다. 너무너무 반가웠다. 갈매기에 들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과 둘이서 막걸리 4병을 마시고, 개운하게 함께 술자리를 마감한 후 각각 귀가했다. 담백한 술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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