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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된 하루 본문

일상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된 하루

달빛사랑 2018. 4. 29. 16:17

오늘 문득 어머니와 대화를 하다가 이제까지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는 전쟁 중에 결혼하셔서 딸이 하나 있었고, 이후 남편과 사별한 후 내 아버지와 재혼을 한 후 32녀를 낳아 길러 오셨다는 것이다. 아버지 역시 재혼이었으나 자식은 없었다고 한다. 내 할머니의 성격이 워낙 완강하셔서 어머니는 어린 딸을 시댁 근처 지인의 집으로 입양을 보냈고, 이후 누나는 김 씨 성을 새로 얻어 살다가 장성한 후 시집을 가고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다른 집으로 입양 간 누님은 영양실조로 인해 실명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두고두고 누나와 엄마에게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 둘 다 늙어가는 처지에서 돌아볼 때 그러한 회한들이 다소 무뎌졌을 거라 생각하면서도 자식을 입양 보낸 어미의 마음과 엄마로부터 버려졌다는 상실감을 안고 남의 집에 입양 간 누나의 마음을 헤아려 보면 그저 아득할 뿐이다. 그 긴 세월 동안 갈무리 되지 않는 상처를 안고 살아온 두 분의 삶을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나는 지금까지 부산 누나는 친부모로부터 버려진 후 내 어머니의 수양딸이 된 사람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가끔 친딸보다 더 어머님께 극진한 누님의 배려에 대해 감동하고 고마워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 마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적어도 누나와 나는 같은 어머니의 배를 공유한 혈육이었던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삶은 참으로 버라이어티 하다. 그 누나가 부산에서 KTX를 타고 아들과 함께 상경해서 잠시 후면 집에 도착할 것이다. 그 이전에 대하던 마음과는 사뭇 다른 마음으로 누나를 마주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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