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백범 김구 드로잉 프로젝트 본문
김구 드로잉 프로젝트. 제물포 갤러리, 오후7시. 류성환 기획. 주관 민미협.
눈발이 간간히 날리는 금요일, 2017년 인천민예총의 마지막 사업인 ‘백범 김구 드로잉 프로젝트’ 전시회가 있었다. 공지된 시간보다 약간 일찍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갤러리 안은 많은 관람객들로 붐볐다. 주최측의 한 사람으로서 일단 안도감이 들었다. 어제 다큐 시사회를 생각하면, 그 민망함이라니.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다만 드문드문 예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들이 눈에 띄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시간이 부족했나? 아니면? 이야기를 들어보니 애초에 결합하기로 했던 중견작가들이 상당수 작업을 포기했다고 한다. 백범이란 인물은 이미 대중들에게 선명하게 각인된 전형적 이미지가 존재한다. 그런 인물을 21세기, 그것도 인천과의 관련성을 매개로 하여 현재로 소환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해 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중견 작가들은 분명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했을 게 틀림없다. 그래서 오히려 젊은 작가들이 이번 프로젝트에 많이 결합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결과적으로 전시를 다채롭게 만들어 준계기가 되었는지 아니면 작품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게 된 요인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전체적으로는 그런대로 사업의 의도를 제대로 구현한 듯 보였다. 미술뿐 아니라 모든 장르의 예술이 그렇겠지만 '기술' 혹은 기교보다는 의식 혹은 세계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전시회 뒤풀이를 마치고 안 가겠다고 우기는 장은준을, 택시비까지 주면서 기어코 구월동으로 데려와 오혁재와 더불어 술을 마셨다. 최근 두 녀석이 다소 소원해진 것 같아 마음을 쓴 것이지만, 괜한 오지랖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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