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어머니는 오늘도 기도 중이다 본문
어머니 방의 이부자리들을 햇볕에 널어놨다 다시 깔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누우실 때 지지대로 사용했던 3단매트리스도 다시 거실로 옮겨 놨다. 그리고 청소기를 가져다가 구석구석 먼지를 쓸어냈다. 이제 어머니 스스로 일어나고 앉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다치기 이전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다. 짝짝짝! 한 달이 넘도록 어머니는 극강의 고통을 용케도 견뎌내셨다. 갈비뼈 골절에는 시간이 약이고 세월이 의사다. 특히 그 사이 감기에 걸리거나 소화불량에 시달리지 않은 것만 해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갈비뼈가 골절되었을 때 기침을 하게 되면 엄청난 가슴 통증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런 걸 보면 하나님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통만을 주는 모양이다. 어머니는 그것에 대해서도 분명 감사기도를 했을 것이다. 모쪼록 이번 겨울을 정양의 시간이라 생각하며 잘 통과하신 후, 지금보다 훨씬 더 건강한 모습으로 환하게 웃게 되길 바랄 뿐이다. 어머니는 본인의 의지도 의지려니와 하나님이라는 든든한 '빽'이 있지 않은가. 요즘 일이 많아 늦게 들어가면 어머니 방에서 웅얼웅얼 소리가 들린다. 문 앞으로 살짝 다가가 들어보면, 그 소리는 바로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하는 소리다. 성경을 읽는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일어나서 기도를 할 수 있게 되셨으니 얼마나 두 배로 고마운 일인가. 어머니는 오늘도 기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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