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화창한 오후의 따스한 봄볕을 기다리며 본문

일상

화창한 오후의 따스한 봄볕을 기다리며

달빛사랑 2017. 3. 14. 12:50



봄 햇살이 너무 좋아 수경(水耕)을 하고 있는 접란과 화초들에 물을 주고 꽃병의 물을 갈아주었다. 조용한 사무실에서 자기들끼리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무료한 한 때를 보내고 있던 화초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도는 듯했다. 화초들과 나의 은밀한 소통이 방해를 받게 된 것 최근 기성교단으로부터 이단이라 공격받으며 경계대상 1순위가 되어 있는 신천지 여성 두 명의 방문 때문이었다.

 

의식적으로 그런 외모의 여성들을 골라서 보냈는지 사무실을 찾은 여성들은 꽤나 미모가 빼어났다. 그녀들은 신천지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고 그녀들은 재차 그렇다면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어 와서 순복음교회를 비롯한 서울의 대형교회들이 목사를 너무 신격화하고 있는데, 신천지도 교주를 신격화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다. 그녀들은 전혀 얼굴을 붉히거나 화를 내지 않고 아하, 그렇군요.”라고 하며 미소까지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유인물 하나를 건네며 꼭 읽어 봐 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사무실을 나갔다.

 

실상 종교와 신앙에 있어서 아주 비인간적이거나 반인륜적인 교리를 주장하지 않는 이상 정통과 이단의 구분을 어떻게 명백하게 할 수 있을까. 사실 그 어떤 종류의 종교를 막론하고 바로 그 교리상의 차이라는 명목 하에 얼마나 많은 살육과 반목이 반복되어 왔던가. 마녀사냥이란 말이 왜 나왔겠는가. 특히 최근의 한국교회의 행태를 보라. 정통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온갖 비리와 전횡의 온상이 되어 예수의 뜻과는 어긋나는 행태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권력에 빌붙어 정치지도자의 퇴행을 부추기고 금욕과 권력욕에 눈이 멀어 하나님의 뜻과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그녀들이 나가고 다시 사무실에는 고즈넉한 평화가 찾아왔다. 나는 화초들을 모두 햇볕이 잘 드는 책상 위로 옮겨 놓았다. 오후가 되면 따스한 봄볕이 사무실을 찾아들 것이다. 그러면 화초들은 오랜만에 햇볕을 받으며 잎맥의 숨구멍을 활짝 열고 맘껏 그 볕을 누릴 것이다. 나 또한 화초들과 더불어 나른하면서도 평화로운 오후를 보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