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다........ 본문
그토록 오랜 세월 뒤에
다시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봄 풀씨들이 저마다의 작은 뿌리를 달고
하얗게 공중에 날아 오를 때,
우리는 처음 사랑을 나눴다
그리고 비, 너무 많은 비가 왔다.
그토록 오랜 세월 뒤에
혼자가 아니었지만, 우리 가슴에
이미 봄 풀씨가 피워 놓은 꽃들로
불이 환했다.
- 라빌스펜서(Lavyrle Spencer), '재회'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흐르는 시간 앞에
나는 순교자처럼 말없이 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창밖에선 가을 비가 내리기 시작했죠.
우는 듯, 하소연하는 듯, 속삭이는 듯
내리는 비... 비... 비... 빗줄기
가끔 데자뷰처럼 마주하는 낯설면서 익숙한
내 맘 깊은 곳의 풍경들이 내리는 빗물과 함께
흐르고... 흐르고.... 흐르고....
빗물이 흘러흘러 마지막으로 다다를 곳에는 아마도
나의 기쁨과
나의 회한과
나의 집착과
나의 좌절과
나의 사랑과
나의 그리움들이
온전히 모여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오래도록 내리는 빗물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비 내리면.. 내가 있는 이 곳은 작은 '섬'이 됩니다.
나는 신발을 잃은 아이처럼 '섬' 안을 서성이며
집으로 가지 못한 채, 홀로 빗물 앞에 또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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