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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한 명민한 시인을 추모하다...기형도 형님 사망 20주기 본문

일상

한 명민한 시인을 추모하다...기형도 형님 사망 20주기

달빛사랑 2009. 3. 8. 10:21

 

 

 89년 1월 22일... 당시 민음사 편집주간으로 계시던 이영준 선배님의 결혼식이 부산에 있었다. 그곳에서

형도 형을 만나고 돌아온지, 정확히 45일 만에 부고를 받게된다.

당시의 황당, 황망함이란.... 담배갑 은박지 뒷면에 대충 적었다가 옮겨적은 일기에도 그 황당함이 그대로 묻어 있는 것 같다.

뮤즈의 은총을 누구보다도 풍성하게 받으셨던 형님은 노래와 작곡, 그리고 그림에도 일가를 이루셨던 분이다.

그의 죽음과 그 죽음의 형식에 대한 말들이 빈소의 향불과 더불어 우리를 전율하게 만들었다.

몇몇 선배와 지인들은 사소한 말다툼 끝에 주먹다짐을 했지만... 우리는 말리지 않았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 때문이 아니라, 마음의 공허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털어내기 위한 행위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구나 죽음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형님의 요절이 가슴 아팠던 것은,

그의 시가, 그의 문학이 가진 빛나는 가능성과, 절실한 아름다움이, 만개하기 직전에 허무하게 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의 작품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서

새로운 감동과 다채로운 의미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지만.... 그래서 그는 죽어서 오히려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지인의 숨결을 지근거리에서 느낄 수 없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다.

서울행 기차 안에서 말없이 건네 준 담배 2갑... 그것이 지상에서 건네받은 형님의 마지막 선물이 되었다.

형님이 보고싶다.

참 많이 보고싶다.

그리고 청아한 그의 노래를 들으며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싶다.

그리움 속에서 '봄날은 간다'

 

 

 

 

첨부파일 전 영 - 어디쯤 가고 있을까.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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