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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평범한 하루
묵념 5분 27초 -황지우 이 작품은 제목만 존재할 뿐, 싯구가 보이진 않는 시다. 그렇다면, 시인은 이런 형태의 시를 통해 무엇을 드러내고자 했던 걸까? 그것은 아마도 이 시의 제목이기도 한, 숫자 '5'와 '27'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와 관련될 것이다. 5월 27일... 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시민군의 마지막 배..
어제 하루 종일 내린 비는 오늘 새벽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오전 7시쯤 되면서, 빗발이 약해져 이슬비가 되더니, 8시쯤엔 그나마 내리던 비도 완전히 멎고, 하늘이 조금씩 개이는 것 같았다. 조용한 서재에서 컴퓨터를 앞에 놓고, 블로그 친구들의 댓글에 답글을 달고 있을 때,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
가슴 속에 휑하니 구멍이 생긴 것 같다... 해야할 것들은 참 많은데...의욕도 없어지고... 이를 닦으며 바라본 거울 속에서 낯선 사내가 퀭한 눈으로 나를 본다. 여름을 심하게 앓고 있는 모양이다. 내가 좋아하는 소주의 빛깔처럼 투명한 일상이었으면... 낯익은 영화 배우의 이름이 갑자기 떠오르지 않..
To sir, with Love Those schoolgirl days of telling tales And biting nails are gone 수다를 떨며 손톱을 깨물던 여학생 시절은 가버렸습니다 But in my mind I know They will still live on and on 그러나 내 마음속에는 그 시절의 추억이 계속 남아있으리라는 것을 알아요 But how do you thank someone Who has taken you from crayons to perfume, 하지만 크..

사랑이었던걸 모르고 만났었다면 / 헤어진 후 느끼게 된다고 / 시간이 흘러서 보고 싶어질 쯤 / 아픔이란 게 찾아오고 알 수 없는 그 어느 날에 그리움이 다가오고 / 돌아가려 해보면 이미 멀어져가는 / 슬픈 얘기가 만들어지고 고마워요 내 마음속에 / 그토록 오랫동안 살아와줘서 / 지쳐가던 시간에 그..
비가 내렸다. 참 예쁘게..예쁘게 비가 내렸다. 소곤소곤 사물과 빗물이 몸과 몸을 맞대며 정겹게 나누는 대화를 듣는 기분... 뭐라 말할 수 없는 푸근함.....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오늘은 일부러 차를 놓아두고 출근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우산을 쓰고 거리를 ..
문득 바다가 보고싶다. 섬에 가서 폭풍우로 며칠 씩 고립되 보고도 싶다. 그럼 내가 벌여놓은 일상의 Task들이 모두 얽히고 설키겠지.. 그때 사람들은 나로 인해 얽힌 자신들의 일상을 목도하면서 나의 안부를 걱정할까.... 아니면 짜증을 낼까? 너무 꽉 짜여 돌아가는 이 생활의 넌덜머리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은 소리없이 '불쑥' 찾아왔다. 봄꽃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미처 다 뽐내보기도 전에... 그렇게, 도둑처럼, 불쑥 찾아와 당당한 표정으로 내 앞에 있다. 여름... 내 형이 죽은 것도 여름이었고, 내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것도 여름이었다. 한 사람은 내가 철없던 시절..
그 황망했던 시절의 한 때, 아마도 여름의 초입이었을 거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걸까 우린..."나의 질문에 너는 피식 웃어버렸지.너는 그때 이미 떨쳐버리고 있었던 것일까.그 해 봄부터 여름까지 매운 연기가 원혼처럼음습한 우리들의 골목을 떠다닐 때자꾸 벌렁거리는 가슴을 짓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