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산책자 계봉 씨의 하루
윤슬 같은 사람 (12-25-수, 흐림) 본문
구름이 잔뜩 낀 흐린 크리스마스 아침, 대기질도 최악이었다. 멍청한 윤가의 계엄 소동 때문에 경기는 얼어붙고 민심은 흉흉하며 연말 특유의 북적임도 사라졌다. 하지만 나는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캐럴을 틀어놓고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며 집 안을 청소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팻 분의 목소리, 잠시나마 옛 추억에 빠져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오전에는 성탄절 예배를 마친 누나들이 집에 들러 함께 점심 먹었다. 누나들은 집에서 대충 만들어 먹자고 했으나 내가 나가서 먹자고 해 근처 식당에 들러 갈비탕을 먹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내가 밥값을 계산한다고 했더니 말리지는 않고 그저 웃기만 했다. 돌아오며 보니 모든 식당이 손님들로 북적였다.
아참, 그리고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엔믹스(NMIXX) 멤버 지우가 “전 윤슬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윤슬은) 빛을 받아야만 예쁘게 빛이 나잖아요. (저도) 엔써(팬덤 名)의 응원을 받고 스태프분들에게 힘을 받아야 빛이 날 수 있듯이,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빛나게 해 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영상을 보았다. 소속사(JYP)에서 이런 말(표현)도 미리 준비시켜 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새해에 21살이 되는, 이제 막 소녀 티를 벗어난 지우의 말이 너무 예쁘고 기특해서 살짝 감동받았다. 지우의 말처럼 나도 누군가의 사랑으로 빛나는 존재가 되고 싶어졌다. 물론 누군가를 빛나게 해 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된다면 더욱 좋겠고. 오늘 딸(손녀?) 같은 지우에게 한 수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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