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산책자의 평범한 하루
10월은 내게 또 다른 유혹 (10-1-일, 맑음) 본문
1시에 뉴코아 아웃렛에서 H를 만났다. H는 청바지에 하늘색 남방을 받쳐 입었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산뜻해 보였다. 우리는 아웃렛 건물 10층에 있는 꽃마름 샤부샤부집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음식을 세팅하고 그녀는 나를 바라보며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얼굴이 정말 많이 갸름해졌어요" 했다. 그러면서 나의 식단과 생활, 읽고 있는 책에 관해 꼬치꼬치 물었다. 그리고 "오늘 밥값은 제가 낼 거니까 선배님은 가만 계셔야 해요. 그동안 많이 사주셨잖아요"라는 말도 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웃기만 했다.❚식사하면서 그녀는 맥주, 나는 소주를 시켜 반주로 마셨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우리는 근처 맥줏집으로 2차를 갔다. 로데오거리 끝에 있는 젊은이 취향의 펍이었다. 그곳에서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다양한 맥주들을 서너 잔 마셨다. 맥주 마니아인 그녀도 그곳이 취향에 맞았는지 새로운 맥주를 마실 때마다 너무 행복한 표정을 짓곤 했다. 맥주에 한정해서는 그녀가 나보다 주량이 훨씬 세다.❚맥주 펍을 나온 우리는 부평으로 이동해 인도음식점에 들러 역시나 이름을 알 수 없는 이국의 음식을 와인과 함께 먹었다. 오랜만에 여러 종류의 술을 마셔서 취할까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 좀처럼 취하지 않았다. 취하기는커녕 술이 달았다. 그녀 때문이었을까? 아마 그랬을 것이다.❚물론 몸이 피곤하긴 했다. 점심부터 늦은 밤까지 돌아다니며 먹고 마셨으니 당연한 일이겠지. 그래서 그녀와 헤어져 집에 돌아왔을 때는 옷을 입은 채 그대로 매트에 쓰러졌다. 집에 잘 도착했다는 그녀의 전화조차 눈 감은 채 받았다. 하지만 혈당도 체크해 봐야 하고, 몸도 씻어야 해서 졸음이 마구마구 쏟아졌지만 마지막 힘을 모아 욕실로 향했다. '오랜만에 H와 유쾌하게 하루를 보냈는데 이깟 피곤함이 대수랴!'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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